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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수학 이야기

수학적 발명과 창조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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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수학은 창조적 활동이라고 수학자들은 생각한다. 여러분은 어떤가? 위에 적힌 주제는 누구나 한두 번쯤은 생각해 본 주제는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창조적인 활동은 우선 어떤 것이 있을까? 쉬운 것부터 생각해 보자.

발견하는 행위와 발명을 손꼽을 수 있다. 이 둘의 개념적 구분은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 같다. 우선 발견은 하나의 현상이라든가 법칙, 그리고 존재하고는 있었지만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생물 등과 관련된다. 그리고 발명은 과학적 발명을 포함하여 창조적 활동의 좀 더 높은 단계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발견과 구분은 보기보다는 덜 분명한 것 같다. 토리첼리는 수은주의 수은이 일정 높이까지 올라감을 관찰하였고, 이는 하나의 발견이었다. 그러나 이 일을 통하여 그는 기압계를 발명하였다. 이 외에도 발명인 동시에 발견이 되는 수많은 과학적 사례가 있다. 프랭클린에 의한 피뢰침의 발명은 번개의 전기적 성질에 대한 그의 발견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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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점이 발견과 발명에 대한 일반적인 구분이 우리에게 맞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인데 실상 두 경우의 심리적 조건은 완전히 동일하다고 생각된다. 과학적 발명은 일반적인 발명의 한 경우일 뿐이고, 과학적 발명은 여러 분야에서 - 문화, 예술, 기술 등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과정인 것이다.

어떤 특정 분야에 대한 적성과 창의는 일반적인 지성과 창의와 무관한 것이 아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처음에 보아서 간단하게 보이는 능력도 실은 복합적인 것임을 우리는 인정할 것이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언어 능력도 실은 여러 가지 능력을 포함하는 언어능력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능력도 복합적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학자들은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있을까?

1. 심리학자들의 견해

폴 수리오(P. Souriau)는 발명이 우연에 의해 일어난다고 주장한 최초의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이는 도덕적으로 너무 안이한 자세라고 생각되지 않는가? 오직 우연만이 작용한다면 역사는 우연히 발견된 해답들로만 들끓을 것이다. 위대한 수학자였던 뽀앙까레(H. Poincare)는 파리 심리학회에서 발표한 유명한 강연에서 의식과 무의식, 논리나 우연 등 문제의 근저에 있는 관계들에 대해 서광을 비춰주었다. 많은 학자들은(과학자와 수학자를 포함한) 의외로 영감이라는 용어를 즐겨 쓴다.

가우스(Gauss)는 그가 수년에 걸쳐 증명하려고 시도한 수론의 한 정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 ...... 결국 이틀 전에 이 일을 해냈는데 힘든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신의 은총에 의해서였다. 그야말로 번개처럼 수수께끼가 풀렸다. 내가 이미 알고 있던 것을 성공이 가능한 그 무엇에도 연결한 길잡이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 말할 수 없다...... <중략>"

요약하면, 어떤 해결책이 떠올랐을 때 이 해답은,

1. 그 전의 시도와는 아무 관계가 없었고, 따라서 이 해답은 내가 의식적으로 수행한 작업에 의해 이루어질 수는 없었던 것이다.

2. 사고가 개입할 틈이 전혀 없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1896년 현대 과학의 대석학인 헬름홀츠도 이와 같은 자발성과 돌발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 후 이러한 현상이 모든 종류의 발명에서 일반적이라는 사실이 심리학자들에 의해 인정되고 이를 영감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영감은 어느 정도의 무의식적인 활동 뒤에 온다는 것은 여러분도 인정할 것이다. 우리는 이를 배태단계라고 부른다. 잠시 모차르트의 편지를 인용해 보자.

“ ..... 편안하게 느끼고 기분이 좋을 때, 자동차로 여행할 때, 잘 먹고 나서 산책할 때, 잠 못 이루는 밤에 산책할 때, 이런 때에는 수많은 악상이 수월하게 떠오른다. 어디서 이런 악상이 오는지에 대해서는 나 자신도 아무것도 모른다...... <중략>........... <중략>..... 한 곡조를 포착하자마자 다른 곡조가 첫 곡조를 따라오는 게 대부분이다. 악기의 연주 등 전체적인 작곡의 필요에 의해서이다. 이 모든 부분이 전체를 형성하게 되고 이럴 때 아무도 나를 방해하는 것이 없으면 영혼이 불타오른다...... <중략>"...... <중략>"

비슷한 일들을 일상생활에서도 경험하는데, 우리가 고심하며 찾던 지명이나 인명이 거기에 대해 생각지도 않을 때 갑자기 떠오르는 체험이다. 혹은 "하룻밤 자면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라는 속담도 있다.

2. 무의식과 발견

1) 관념의 결합

어떤 분야든 간에 발명이나 발견이 관념의 결합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런데 수많은 결합 중 생산적인 결합만이 의미 있는 것이다. 창조라는 것은 불필요한 결합을 만들지 않는 것이며 유익한 결합만을 검토하는 데 있다. 따라서 발명이란 판별이자 선택이다.

프랑스의 문호 발레리는 “..... 천재라고 부르는 것은 첫 번째의 결합하는 과정보다는 생성된 것의 가치를 이해하고 통찰하는 두 번째의 과정의 신속성에 있다."라고." 하였다.

2) 발명에 있어서의 미학

그럼 선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이에 대한 규칙은 '지극히 미묘하고 섬세해서 정확하게 언어로 표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법칙들은 표현되기보다는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심미적 요소가 모든 발명과 발견의 핵심적 요소라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로 여러 학자들이 강조하였다. 실상 중요한 발명, 발견치고 발견하려는 의지 없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포앙까레는 더불어 다른 것이 명시되는 것을 보는데, 바로 심미감의 개입이 발견에 있어서 필요불가결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위대한 이론 물리학자인 디락은 방정식에서 아름다움을 갖는 것이 방정식을 실험에 적합하도록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미적 특성의 개념은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로 남아있다. 미적 판단은 개인적인 경향이 있고 문화와 세대에 따라 변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최근의 미학적 논의는 무엇이 아름다운가에 대한 독단적인 처방보다는 미적 판단이 어떻게 작용하고 영향을 끼치는가 하는 논의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미적 판단은 창의적 활동에 존재하고 중요하며 개발할 수 있고,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교사로부터 학생에게로, 저자로부터 독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 교과서와 전공 논문에는 그것에 포함된 주제의 미적 측면에 관한 설명이 결여되어 있지만, 아름다움은 과학을 연구하는 방법과 이미 이루어진 과학의 선택 속에 존재한다.

이제 첫 번째 결론을 내리면 첫째로 발명은 하나의 선택이며, 둘째로 이 선택은 심미감에 의해 절대적으로 지배된다는 사실이다.

3) 다른 견해들

이러한 주장은 여러 사람의 공격을 받았다. 앞에서 말한 배태기가 영감을 선행한다고 가정하자. 배태기에는 어떤 정신활동도 의지적으로 인지되지 않는다. 그러나 무의식적 작업은 인정하면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두 개의 가설이 제기되었다.

A. 영감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정신상태에 대한 설명이, 두뇌가 휴식을 취하여 정신이 신선할 때라는 사실로부터 나올 수 있다. (휴식설)

B. 영감의 주요 원인이 '간섭의 부재'에 있다는 것인데, 간섭은 준비단계에서 전진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나의 무의식에 의해 선정된 아이디어들이 나의 의식에 도달하는 아이디어며, 바로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나의 심미감과 조화를 이룬다는 사실을 학자들은 동감한다.

그렇다면 무의식적인 자아는 '순전히 자동적인 것만은 아니어서 분별력과 요령도 있고 섬세하게 선택하거나 예측할 줄 아는', 무의식적 자아가 의식적 자아보다 더 탁월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러한 생각은 심리학자, 철학자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는데 무의식이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무의식을 신비하게 만들었고 이러한 신비한 성격에 비추어 사람들은 때로 무의식에 초능력을 부여했다. 아리스토텔레스조차 무의식이 우리 자신에 기원을 갖지 않고 신성에 가깝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라이프니츠는 무의식은 인간을 우주 전체와 연결해 주며, 이 우주에서는 어떤 일도 우리 각자에게 영향을 주지 않고는 일어날 수 없다고 한다. 많은 과학자들이 이와 비슷한 견해를 가졌는데 문제는 무의식이 특별한 신비를 지니느냐 하는 것이다. 진정한 신비, 그것은 사고의 존재 그리고 어떤 것이 든 간에 정신활동의 존재가 아닌가? 이러한 정신적 과정은 뇌세포의 기능과 연결되어 있다. 무의식이 의식에 비해 우월한지 열등한지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는 과학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승마를 할 때 말은 당신보다 우월한가? 물론 말은 힘이 세고 빨리 달린다. 그러나 사람은 원하는 일을 시킨다. 우리는 의식과 무의식의 협력에 관심이 있다.

한 예로 뉴턴의 만유인력의 발견을 생각해 보자. 사람들이 어떻게 그러한 법칙에 도달할 수 있었냐고 묻자 그는 '그 문제에 대해 계속적으로 생각하면서'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주의력을 끈질기게 집중시키는 일, '문제에 대한 집착', '자발적인 집착'이 필요했던 것이다.

발견은 오로지 우연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는 없다. 발견을 강도 높은 의식의 선행활동에 필연적으로 의존한다. 의식은 더 이상 무의식에 종속된 것으로서 생각할 수 없다. 그와 반대로 의식은 무의식 작용을 족발하고 무의식이 일해야 할 일반적인 방향을 규정해 준다..

한편 어는 분야든지 간에 실패를 하는 가장 통상적인 원인 중의 하나는 충분히 '문제 밖에서 사고'를 하지 않는 데 있다. 콜로드 베르나르(Claude Bernard)"자신의 아이디어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람은 발견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다."를 생각해 보자..

여기서의 실패란 해답을 찾을 능력이 있는 사람이 찾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실패는 심리학자에게는 적어도 발견과 마찬가지로 흥미롭다. 우리는 이를 역설적 실패라 부르는데 이는 연구자가 그 자신의 결론으로부터 곧장 유도되는 중요한 결과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를 뜻한다. 예를 들어보자.

1. 검안경의 발명 : 생리학자 브뤼케는 눈의 뒷부분을 조명하는 수단을 연구하여 성공하였다. 그러나 망막 위에 이처럼 반사된 광선에 의해 시각영상이 생길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사람은 프시케의 강연을 준비하던 헬름홀츠였다.

2. 프로이트는 코카인을 눈 수술에 이용할 수 있음을 지나쳤다.

이러한 결함의 대부분은 지나치게 집중된 주의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발견하고자 하는 사람은 학문의 한 분야에 자신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 대해 박식함이 중요하다.

이제 한 가지 확실한 점이 드러났는데 이는 어떤 주제에 대해 연구할 때 더 이상 발전의 가망이 없을 경우 그 주제를 던져버리고 다른 일을 하라는 것이다. 다만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계속할 의도로 잠정적으로 포기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연구를 시작하는 학생에게 주는 유익한 조언이다.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은 무의식을 움직이는 다른 방법을 찾는데 관심이 많아졌을 것이다. 최근에는 우뇌를 개발시키는 것에 대한 연구들이 상당히 쏟아져 나오고 있다. 좌뇌는 컴퓨터와 같은 단순한 기계이고, 예술이나 감정을 컨트롤한다고 알려진 우뇌야말로 조상들로부터 전해오는 지혜와 정보를 취급하는 곳이라고 한다. 이러한 우뇌의 지혜와 파워를 조금이라도 많이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자신과의 갈등에서 벋어나지 못한다면 우리의 에너지는 창조적 활동보다는 스트레스의 해소에 소진되어 버릴 것이다.

천재란 누구인가? 보통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꿈을 실현시키는 사람이 아닌가?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꿈을 꾸고 간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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