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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수학 이야기

수학과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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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음악은 고대 그리스의 수학적이고 이성적 가치관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피타고라스는 수학과 음악을 연결시킨 최초의 사람이다. 피타고라스 학파 시대의 학문은 음악, 천문, 기하학, 정수론으로 이루어졌다. 이때 학문으로서의 음악은 지금처럼 연주를 중시한 것이 아니고 수의 비율, 비례를 엄밀히 다루는 수학적 학문 분야로서 생각되어졌다.. 즉, 음악은 소리와 화음의 과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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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타고라스 음계와 현의 길이의 관계

피타고라스는 길이가 1인 현을 울려서 소리를 내고, 다음에 길이가 2/3인 현을 울려서 소리를 내면, 처음의 소리보다 5도 높은 소리가 나옴을 알았다. 또한 길이 1/2인 현은 원래의 소리보다 정확히 한 옥타브 높은 소리가 남을 발견하여 음의 현의 길이가 1일 때, 각 음들이 길이가 1인 현의 분수로서 나타내어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피타고라스는 현의 길이가 1 : 2이나 2 : 3과 같이 정수비가 될 때, 좋은 화음이 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이 원리를 기초로 음계를 만들었다. 이 것이 오늘날 피타고라스 음계로 알려져 있다. 이 음계의 한 옥타브는 다섯 음으로 이루어졌으며 단조 음계였다. 피타고라스는 이 것을 위의 설명한 실험으로 증명하였는데 우리도 기타나 바이올린 줄로 쉽게 증명해 볼 수 있다. 기타의 첫 번째 줄을 개방현으로 치면 미 음이 나온다. 첫번 줄의 가운데를 누르고 치면 현의 길이가 반으로 줄어들므로 한 옥타브 높은 음이 나온다. 바이올린도 가장 가는 첫 번 줄을 개방현으로 키면 음이 나오고 줄의 가운데를 누르고 키면 소리 내기 힘든 한 옥타브 높은 음이 나온다. 하프는 현의 길이의 비례로 음을 정한 악기의 예이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12음계는 한 무명의 피타고라스의 추종자가 위의 현의 비례를 다른 음에 적용하였다고 한다. 예를들면 음은 음의 현의 2/3의 길이에서 나오며 음에서 2/3 2/3을 두 번 적용하면, , 2/3*2/3=4/9가 되고 그 음은 1/2음과 4/10음 사이에 있게 된다. 음을 한 옥타브 내리려면 4/9 에다 2를 곱한 8/9 8/9의 길이로 하면 된다. “음을 얻으려면 음 길이에 8/9의 역수인 9/8을 곱하면 된다. 이음 역시 한 옥타브 올리려면 9/8*1/2=9/16을 하면 된다.

2. 피타고라스 음계와 주파수의 관계

줄의 길이와 음높이가 반비례한다는 사실은 기원전 6세기 경 피타고라스 시대에 알려졌으나, 진동수의 개념이나 음의 높이와 관련된 진동수의 비례라는 개념을 피타고라스가 파악하지는 못했다. 후대의 피타고라스 학파며 수학자인 아르키타스와 수학자이며 천문학자인 유독수스(Eudoxus of Cnidas, ca. 408-355 B.C.)가 이 관계에 대한 수량적인 이해에 도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줄의 길이가 반이 되면 음의 진동수가 2배로 커진다. 진동수는 현의 길이에 반비례한다. 음의 높이는 현의 길이에 반비례하고 진동수에 비례한다. 한 옥타브간격이 1 : 2의 주파수 비례에 의해 표현된다.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두음이 같은 음정, 즉 한 옥타브 간격이라는 사실은 두음의 주파수 xy가 다음관계에서 동치(equivalent) 일(equivalent) 때이다.

즉,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주파수로 예를 들면 음계의 낮은 "도" "도"에서 두 칸 내려간 "" 음은 진동수가 440 Hertz이다. 1초에 440번 진동한다. 한 옥타브 올라간 “라" 는 880 Hertz이며, 다시 한 옥타브 올라간 “라" 는 1760 Hertz이다. , “" 음이 한 옥타브 올라갈 때마다 진동수가 두 배씩 커진다.

이므로

가 되어

주파수 440, 8801760은 동치가 된다. 피타고라스학파는 화음이 잘 이루어지는 완전 5도 인완전5 도와 솔 음정 차이는 2:3의 주파수비례에 의해 만들어지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피타고라스학파는 이러한 5도 음정을 만드는 주파수비례를 계속 적용시켜서 모든 음의 주파수를 만들어 내는 조율법을 만들어 냈다. 그의 아이디어는 도의 주파수에 3/2를 곱하여 ""을 얻고, ""3/2를 다시 곱하여 높은 ""를 얻은 후에 2로 나누어 기본 음계에 있는 ""를 얻는다.

다시 3/2를 곱하면 ""를 얻는다. , 한 주파수 p 가 있다면 p*3/2를 하여 이 수가 2보다 크면 2로 나누는 방법으로 기본 88 음계를 완성하였다.

그러나 이 방법도 문제가 있다. 그 이유는 유리수의 비례를 적용하였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설명하기 위하여 밑이 2인 로그함수를 도입하여 음정을 나타내어 보자. 만약 ""의 진동수를 1이라 한다면,

로그함수에서는

이 된다.

한 옥타브 높은 도는 진동수 2가 되어

이 된다.

일 때,

로 하면 기본 8음계는 [0, 1]에 있는 수로 표현될 수 있다.

10을 동일점으로 만들면,

은 x를 f(x) 보내는 원의 무리수만큼의 회전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5도 음정의 주파수 비례로 움직인다면 첫 번째 주파수로 돌아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3. 순정조(Just Intonation)와 순정율(Pure Temperament)

순정조(Just Intonation)3개의 주요 삼화음󰡒::, ::, ::󰡓의 진동수의 비례가 4:5:6이 되도록 조율한 8도 음계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렇게 조율하는 것을 순정률이라 하는데, 이 조율법은 기본음으로부터 순수하게 일정한 정수비에 의해서 모든 음의 주파수를 결정하게 되어 사람들이 아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이 것은 중세에 쓰이기 시작하였는데 이때에 연주되는 곡은 아카펠라나 플렛이 없는 현악기위주의 곡이 대부분이었다.. 바이올린의 전신이 되는 비올(Viol) 및 여러 가지 다양한 악기들이 서양에 도입되어 기악 합주 및 화성(Chord)에 대한 음악 기법이 발전하게 되면서 순정률이 많이 쓰이기 시작하였다. 기존의 파타고라스 음계는 완전 5도 음정에 대해서는 멋진 협화음을 들려주지만 장 3도나 장 6도등의 나머지 음정에 대해서는 완전한 정수비의 음정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기본 3화음에서도 불협화음 구성을 보이게 되었다. 결국 12개 음에 대한 완전한 정수비가 완성된 15, 16세기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순정률을 요구하게 되었고 아래의 표에서와 같은 7계의 음정에 대한 진동수의 비율만으로 12개의 새로운 순정율을 만들게 되었다.

위 표를 보면 ':레'와 ':시'는 진동수 비례로 8:9 이다. 현의 길이는 진동수에 반비례하므로, 현의 길이의 비례로는 9:8이 된다. 예술의 여왕인 음악과 과학의 왕인 수학이 만난 결과가 바로 이 순정률이기 때문에 화음 구성시 가장 완벽한 화성을 들려주게 된다. 그러나 17, 18세기, 서양 음악에 온음과 반음사이의 간격이 일정함을 요구하는 합시코드, 피아노와 같은 건반악기가 합주에 사용되기 시작하고 튜닝이 고정된 관악기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순정률의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순정율은 건반악기에서 구현이 불가능하다. 조옮김할 때 변하는 주파수의 변화를 건반악기로서는 나타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같은 노래를 ()”에서 시작해서 부르는 것과 ()”에서 부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주파수를 가진 음들을 필요로 한다. 기본 베이스음이 ()” 키의 경우 기본 베이스음이 ()” 키의 조율에 비해 ”, 그리고 사이의 온음의 진동수 비율이 서로 바뀌게 된다. 순정율에서는 기본 베이스음에서부터 일정비율로 주파수를 결정하기 때문에 기본음이 변하면 전체 음들의 주파수를 같이 바꿔 주어야 한다. 그런데 오르간, 피아노로 대표되는 건반악기는 같은 음에 같은 주파수만 사용할 수 있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기 대문에 순정률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순정율은 기본 베이스음에 따라 가변적인 주파수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같은 곡 안에서도 조옮김이 있을 때마다 주파수를 다시 잡아야 한다.. 오르간 주자였던 바흐는 이러한 문제를 평균율로 조율하여 해결할 것을 주장하였다.

4. 바흐의 평균율(Equal Temperament)

평균율이란 한 옥타브를 12개의 반음(halftone)으로 나누어 균등 분할하는 피아노 건반상의 음체계이다. 이 경우 각 음의 간격은 동일하다.

음이 12 반음이 올라가면 한 옥타브가 되어 진동수가 두 배가 되므로 한음에서 반음 올라가면 올라간 음의 진동수는 본래 음의 진동수의

배가 된다.

은 분모와 분자가 정수인 분수, 즉 유리수로 나타낼 수 없는 무리수이다. 무리수가 널리 사용되기 전에, 조율의 최소 단위를 분수로 나타내려고 했던 많은 학자들이 그 수를 찾으려고 했으나 성공할 수 없었다. 그러나 무리수를 이 비율에 적용함으로 해결된 것이다.

평균율의 음은 도, #, , # , , , #, , #, 라 라#, 시로 구성되어 있다.. 음계의 낮은 "도" "도"에서 두 칸 내려간 "" 음은 진동수가 440hertz440 hertz이고 낮은 ""는 기준이 되는 "" 음과 세 개의 반음의 차이가 나므로

진동수는

으로 약 523이 된다.

이 진동수들은 등비수열을 이룬다. 바흐(1685-1750) 이전에도 평균율의 이론적인 바탕은 마련되어 있었으나 작곡에 처음으로 적용한 사람은 바흐였다. 오르간 주자였던 바흐는 1722년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1권의 작곡을 통하여 모든 조로 음악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 평균율이 갖고 있는 장점을 보여주었다. 바흐의 곡들을 보면 한마디에서도 여러 번 조옮김이 나오는데, 이런 조옮김을 통하여 바흐는 평균율의 대중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평균율은 순정율에서의 완벽한 화성 구조를 어느 정도는 희생하지만 조율이 고정된 악기들과의 합주를 가능하게 했고 또한, 조옮김이라는 전혀 새로운 작곡 기법을 가능하게 하는 절충안이 되게 하였다.

5. 음악작품에서 황금비

작곡가 바르토크는 20세기 최고의 관현악 작품의 하나로 꼽히는 그의 '현악기, 타악기. 첼리스트를 위한 음악'에서' 황금비를 교묘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 곡 첫 악장은 89 마디로 구성되어 있는 데 마치 산을 올라갔다가 내려오듯이 처음에는 피아니시모부터 시작해 점점 강해져 55번째 마디에서 포르테시모로 클라이맥스를 이루고 다시 피아니시모로 줄어드는 구조이다. 89마디 중마디중 55번째 마디는 황금비를 이루는 부분이다. 55마디 앞부분은 3421 마디 두 부분으로 나뉘고, 34마디는 다시 2113마디로 나뉜다. 뒷부분의 34 마디도 1321마디로 나뉘어 황금비를 그대로 적용됐다. 유명한 핸델의 할렐루야94 마디로 구성되어 있는 데, 황금비인 57, 58번째 마디에서 포르테시모로 클라이맥스를 이루고 다시 피아니시모로 줄어드는 구조이다. 위대한 작곡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수를 작품에 반영하거나 미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치밀한 황금비와 같은 수학적 지식을 동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6. 결론

피타고라스 학파에게는 수가 종교적인 의미가 있었다. ‘모든 것의 근원은 수이다’라는’ 피타고라스 학파의 신조는 음악과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악기가 내는 소리의 진동수의 비율과 그 비율이 음높이의 차이에 의하여 순서대로 나타날 때 음계와 선율의 아름다움이 나타나며, 이런 수의 질서가 천체의 운행이나 인생의 질서를 유지한다고 보았다. 또한 그는 이 세상 모든 피조물에 황금비가 존재한다고 하였다.

1세기경에 Vitruvius는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완전하고 인간의 몸의 비율들이 아름다움을 성취하는 기본이며 사원의 비율들도 인간 몸의 비율들을 따라야 한다고 믿었다. 이 세상 피조물의 비례나 인체의 비례에 익숙해진 건축가들에게 이 비율은 아름답고 신비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L. Pepe가 말한 것처럼 과거의 건축자들이 미리 비례를 계획해서 건축한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건축을 하면서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경험으로 터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집트의 피라미드건축에서 황금비가 발견되고, 최근에 고대 그리스 사원에서도 황금비가 발견된 증거가 인간의 몸의 비율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되는 것을 보면 고대의 기하학자들은 이 세상 피조물과 인간의 몸의 비율의 아름다움을 깨달아 연구하고 그 비례관계를 건축설계에 응용하였을지도 모른다. 핸델 등 유명한 작곡가들의 작품에도 황금비가 나오는 것을 보면, 조물주가 창조한 피조물에서 발견된 비율들이 건축에서는 아름다움, 견고함과 편리함을 주고 음악에서도 아름다운 균형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수학이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라는 고다이라의 말이 건축과 음악에서도 적용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수학, 건축학과 음악 모두가 조물주가 창조한 피조물에서 발견된 비율들을 적용하면서 아름다움과 진리를 추구하는 학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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